4개월 전

웨딩 스튜디오 리뷰

5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 하루하루 뒤숭숭하게 보내는 중입니다... 

지난주에 모바일청첩장 용 사진을 스튜디오로부터 받아들고는 사용기가 쓰고 싶어졌습니다.

몇달전에 스드메 계약 후기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대부분 조사와 귀동냥에 의한 후기였고, 이젠 직접 겪고난 후기입니다. 

당연히 케바케가 강하게 적용되는 영역입니다만 굉장히 불투명한 웨딩업계 특성상 이런 날 것의 후기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 웨딩앨범과 액자 수령이 남아있지만 거의 다 온 입장에서 왜 스튜디오 촬영이 대세가 되었고, 또 왜 셀프웨딩촬영이나 야외스냅으로 트렌드가 바뀌려는 움직임이 있는지 둘 다 느꼈습니다.

 

 

1. 스튜디오 촬영이 대세가 된 이유: 프로의 품격과 가성비 

 

사실 어떤 작가와 어떤 헬퍼이모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6시간 넘는 촬영동안 두 분에게 프로의 품격을 느꼈습니다. 

 

어쨌거나 촬영은 재밌었습니다. 작가님과 이모님이 편하게 해주시고 웃을 수 있게 리드를 참 잘하세요.

깐죽거리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멘트를 치는게 상당히 어려운 건데 이걸 하시드라구요.

 

저는 토탈촬영을 해서 이모님과 작가님이 호흡을 많이 맞춰봐서 그런지 티키타카도 잘하시더군요.

처음엔 헬퍼이모님 15만원 따로 준비하는 것 자체가 좀 기분이 나빴는데 하시는거 보니 그정도 받으셔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드레스를 입으면 혼자서는 뭘 할 수 없는 상태가 돼서 수발을 다 들어줘야하고 포즈 잡을 때도 드레스모양 잡는게 굉장히 까다롭더라구요. (별도 비용 청구인건 여전히 노이해입니다.)

 

스튜디오 가보면 다양한 배경이 잘 꾸며져 있구요. 저희는 평일에 촬영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프라이빗한 분위기에서 찍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옵션 장난질해서 발생한 추가 비용 다 포함해도 사실 최소 6시간 하는 촬영에 이런 시설 사용하면서 대접까지 받는 것이니.. 가성비는 좋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날씨같은 외부 요인에도 영향을 덜 받구요.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의 스튜디오 촬영을 하러 오는 커플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2. 스튜디오 촬영을 안하는 커플이 늘어나는 이유(1): 싼데 비싸다.

 

웨딩 사진 어차피 안본다는 건 학계 정설이죠. 플래너도 쿨하게 인정하더라구요.

그러니까 따지자면 모바일 청첩장, 예식장 데코에 쓸 사진 몇장 건지려고 하는 건데...

그걸 위해 최소 100만원 사용에, 촬영당일 하루 풀로 쓰고, 몸살 얻으니.. 

가만 생각해보면 '지금 뭐하는거지?' 란 생각이 듭니다.

 

"하루 재밌게 놀아라. 사진보다는 추억이 남는다." 요게 웨딩업계의 주장인데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에요. 실제로 재밌고, 추억도 되긴하죠. 

근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계속 맴돕니다. 그저 추억을 위해 이런 투머치한 일을 하는 건가?

셀프촬영한다고 좌충우돌하는게 더 추억은 남지 않을까? 

 

아니면 사진 건지는걸 빙자한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그게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스튜디오 촬영을 안하는 추세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커플도 실제로 저런 생각을 했었고 안하려는 결심까지 했다가 이래저래 타협하다보니 스튜디오에서 하게 됐네요.

 

스튜디오가 제일 효율적이고 리스크도 적긴합니다.

 

스튜디오 안하기로 생각하고 웨딩 컨설팅 업체에서 '스드메' 와 '드메' 견적을 비교해보면 20~30만원 차이 밖에 나질 않습니다.

 

이 20~30만원에는 스튜디오 비용만 포함된게 아니라 드레스 대여비 +1, 메이크업 +1 까지 포함된 금액이죠.

야외스냅 비용 알아보면 60부터 시작이니까 어? 스드메로 가야 훨씬 싸네? 이렇게 되는데 나중에 추가 비용 다 계산해보면 (제가 알아본 것 기준으로) 셀프 혹은 스냅은 60~80 선이면 총 비용 해결, 스튜디오 촬영은 선택옵션 다 거절해도 100~120 선입니다.

 

다만 야외스냅 류는 촬영이 2시간 아니면 4시간 정도가 대부분이구요. 스튜디오는 뭐 빨리 끝나도 6시간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그 이상 촬영을 하죠. 또 스냅같은 경우엔 앨범과 액자는 불포함된 구성이기도 하죠. 그래서 가성비로 보면 스튜디오가 낫긴한데.. 어쨌든 투머치니까요.

 

 

 

 

 

3. 스튜디오 촬영을 안하는 커플이 늘어나는 이유(2): 돈 뽑아먹으려는 시도가 너무 티난다.

 

이건 스튜디오 욕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스드메와 스메 차이는 20~30 인데 이게 온전히 스튜디오에 입금되는게 아니라 플래너가 수수료를 뗀 뒤, 메이크업샵, 드레스샵과 나눠가지는 거거든요. 상식적으로 잘 갖춰진 세트에서 6시간 이상 촬영하고 앨범에 액자까지 주는데 30만원? 말도 안되죠.

 

그래서 스튜디오는 온갖 옵션으로 돈을 더 받아내야 아마 유지가 될거라는 예상이 됩니다.

 

그렇지만 바로 눈앞에서 '돈 좀 더 뽑아먹어야지' 하는 의도를 뿜뿜하면서 대화를 하면 기분이 상할 수 밖에요.

원본/수정본 구매비용은 명목만 그런 것이고 촬영비의 일부로 보니 마음이 편했습니다. 헬퍼이모님 비용도 앞서 언급했듯이 그랬구요.

 

앨범에 들어갈 사진을 셀렉할 때부터 슬슬 기분이 상합니다. 

어디 방에다 시간 제한 두고 가둬둔 뒤에 맘에 드는거 고르라고 합니다. 

화면이 크기는 한데 저가형 티비같아요. 화질이 구리고 컴퓨터는 느립니다. 

 

방에 들어가서 골라야하기 때문에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그냥 어차피 원본 구매했는데 복사해주시면 저희가 다른 장소에서 골라오겠다 했더니 안된다고 하더군요.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

 

맘에 드는거 골라놓으면 보통 꽤 많이 고르게 되기때문에 앨범 페이지 추가를 권하는데 이게 페이지당 3만원인가 5만원인가 꽤 비쌉니다. 저희는 어차피 안볼거 절대 추가 안하려고 애초에 페이지수에 맞게 골라버렸는데요. 그래도 앨범 편집구성상 어쩌구 하면서 이거저거 추가하자고 권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딴걸 빼버렸습니다.

 

액자도 거기서 하자는대로 하면 뭐뭐 이벤트한다고 하는데 말도 안되게 비쌉니다. 액자 가격 미리 검색해보고 갔는데 웬만하면 편하게 할까했는데 너무 차이가 나서요. 온갖 멘트로 꼬시는데.. 사전에 마음 단단히 안먹었으면 지갑 털릴 뻔했죠. 그때 느낀건데 스튜디오 비용만 200 넘어가기도 매우 쉬울 것 같더라구요.

 

여기 옵션에 안넘어가는건 신부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긴 합니다. 제가 이렇게 머릿속으로 계산해도 신부가 하자하면 해야하는게 현실이니까요... 다 막아내서 참 고맙더라구요.

 

 

 

그리고 오늘 후기를 쓰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인데요.

액자 안사면 수정본 파일을 미리 안줍니다. 앨범에 들어가는 사진이 18장 정도 되니까 수정본이 18장 정도 되고 이것도 파일 사는 비용을 5만원 지출한 건데.. 앨범 나오는날 줄거랍니다. 보통 앨범은.. 겷혼식 임박해서나 신행 다녀와서 나온다고 하구요.

 

모바일 청첩장 용으로 5장을 선출고 해줬는데 (선심쓰듯이) 이게 개수가 문제가 아니라 진짜 모바일 청첩장 용이에요. 사진을 리사이즈해놔서 출력하기 힘들게 해놨습니다. 

 

포토테이블은 해야하니까 원본파일 가지고 보정업체에 맡겼습니다..

 

맡기려고 원본은 차분하게 다시 보니까 생각보다 사진 퀄이 고퀄은 아닌게 1차 필터링한 사진이라고 하는데 눈감은 사진, 초점 안맞는 사진들도 꽤 포함되어 있더군요. 

촬영날 기분 좋다가 이후 과정에서 기분 다 상했네요.

 

 

 

 

4. 앞으로 촬영을 고민하신다면..

저는 한 4시간 촬영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그 시간 넘어가면 힘들어요.

그리고 원하는 추억의 종류에 따라서 셀프나 여행을 겸한 스냅 촬영을 추천하고 싶네요.

 

시간이 안되신다면 요새는 세미웨딩촬영이라고 스튜디오에서 찍긴하는데 2시간이나 4시간 코스도 있더라구요.

실용적으로는 이런게 좋을 것 같아요.

 

가까운 지인 중에 셀프로 찍은 분이 있는데 보정하고 하니까 모바일이랑 포토테이블 용으론 충분하더라구요. 

 

 

 

 

스튜디오에서 찍으실 생각이라면 토탈보다는 드래곤볼 모으기 추천드립니다.

토탈 장점이 있긴해요. 위에서 언급한 이모님과 작가님 호흡도 있고 한방에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좋긴한데..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메이크업이나 드레스 퀄이 조금 떨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리고 진행하다보니 예물도 촬영보다 앞서 맞추면 촬영용 주얼리나 티아라를 대여해주더군요.

저같은 경우도 예복샵에서 촬영용 의상을 왕창 대여해줬는데 잘 해왔다고 칭찬도 받았습니다. 

 

하실거면 미리 땡겨서 다른 것들 계약하시고 촬영소품/의상을 고퀄로 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정본 어차피 쓰지도 못하게 주는거 그냥 원본만 구매하시고, 앨범, 액자 추가 안하는게 현명한 것 같아요.

 

 

어김없이 장문이 되었네요.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줄입니다.

아이야
😍 "i do"라고 말하는 것은 결혼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하겠다고 서약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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