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선영 아나운서 웨딩촬영 이야기...
첫 눈에 반하고, 불처럼 활활 타오르고, 이윽고 둘에게 남은 유일한 결말이란 결혼. MBC 아나운서 이선영, 조중현이라는 두 사람이 하나로 얽히는 것이 당연해지는 일.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그 길에 선 둘을 만났다.
포기할 수 없을만큼 사랑하니까
“한 번 헤어짐의 시간을 겪고 나서, ‘아, 우리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구나’라는 확신은 들었어요. 꼭 결혼할 상대라는 생각이기 보다는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는 결론이 정해지면서, 결혼이라는 절차가 생긴 것 같아요.”
청첩장과 결혼식장 입구를 장식한 볼드한 폰트 디자인이 눈길을 강렬히 끌었다.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이기도 한 신랑 조중현 씨가 직접 둘의 이름으로 만든 이 디자인은 특별히 둘이 결혼반지로 고른 프레드의 ‘밧줄' 모티브와도 닮았다.
하이주얼리 브랜드 프레드가 지난해 말 선보인 창립자 프레드 사무엘 삶의 서사를 담은 전시 ‘FRED, 주얼러 크리에이터 since 1936’에서의 스토리도 왠지 같은 결이다.
당시 전시에서는 프레드의 결혼사진을 중심으로 가족사진까지 모은 이미지 보드가 서두를 장식했다. 결혼식장에 보통 둘의 사진만 전시해두는 것이 일반적인데, 결혼식을 위해 따로 가족사진까지 촬영한 커플의 모습과 어쩐지 어울린다.
게다가 프레드의 대표 컬렉션 '포스텐'의 이야기 역시 수영과 항해를 즐겼던 사무엘의 아들 헨리가 1966년 아내 베아트리스를 위해 직접 배에서 사용하던 철사 케이블을 잘라 동그랗게 만들고 양 끝에 금으로 만든 잠금쇠를 단 팔찌를 만든 것이 시초라고 하니, ‘사랑', 그리고 ‘가족'이라는 둘의 스토리에 이보다 어울릴 수 없는 선택으로 보였다.
각자 결혼에 대해 생각이 많았고, 그 즈음에 만나게 되는 사랑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경험들, 그리고 이선영 아나운서의 표현에 의하면 ‘연달은 실패' 끝에 만나게 된 둘이다.
크게 기대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반짝이는 이마가,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이미지가 마음에 쏙 들었고, 코로나 상황 때문에 10시까지로 제한되어 있던 카페 운영 시간에 헤어지기 아쉬울 만큼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던 첫 만남이었다.
지금 역시 만나면 할 얘기가 너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커플.
서로 전혀 다른 분야의 직업, 다른 재능들이 자극적으로 느껴졌고 더 강렬하게 끌렸다고 한다. 진지하게 사귀게 되면서는 너무 달라 오히려 갈등의 요소가 되기는 했지만, 서로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더욱 존중받는 느낌, 온전히 이해 받는다는 느낌을 받아 좋았다.
처음부터 불처럼 타올랐던 커플이라 마찰도 적지 않았다. 이선영 아나운서의 말을 빌리자면 ‘에너지 레벨이 대등'하기 때문에. 이렇게 뜨겁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싸운 관계가 없었다고. 사랑에 빠진 건 순간이었고,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 양가 부모님께 인사부터 드리자는 얘기까지 했지만, 결혼 전 한 순간 헤어짐을 선택하기도 했다.
결혼할 상대임이 느껴지는 무슨 신호가 있었는지 물었다. 흔히 그렇다고들 하지 않던가.
“한 번 헤어짐의 시간을 겪고 나서, ‘아, 우리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구나’라는 확신은 들었어요. 꼭 결혼할 상대라는 생각이기 보다는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는 결론이 정해지면서, 결혼이라는 절차가 생긴 것 같아요.”
‘사랑'에 대한 정의도 둘은 첫만남부터 무수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남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정의였다. 상대방의 어떤 결점을 발견한다 해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감정.
그녀는 사랑은 생각보다 굉장히 아름다운 일이라, 결점이 없을 수도 있다는 ‘반론’을 펼쳤다고 한다. 하지만 둘의 이야기는 어쩌면 같은 얘기일 수도 있다. 결점을 포용한다와 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둘 중 하나의 상태.
그녀가 말한 사랑의 아름다움은 시아버님의 해 주신 ‘마음은 늘 주기만 하는 것'이라는 문구 속에도 들어있다. 돌려받을 것을 계산하지 않고 줄 수 있는 마음.
이런 마음은 둘이 서로를 만나기 전까지는 다다르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상대방이 나를 사랑한다면, 무조건적으로 내가 이해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관점이 오로지 ‘나'로부터 상대방으로 바뀌게 된 것도 남자를 만난 이후 부터다. 그를 만나고,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다시 생겼다.